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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하루 하나 잡소리

[하루 하나 잡소리] 예상치 못한 일정

by 까마귀대장 2025. 10. 2.

25.10.01.

9. 예상치 못한 일정(부제: 무계획이 계획)

 

여행은 조온습에 따라 유동적

 

나는 상당히 즉흥적인 인물이다.

식사 메뉴도, 가고 싶은 곳도. 일상의 쳇바퀴 사이사이 틈이 날 때면 특히나 도드라진다.

그날 조온습에 따라 움직이는 기분파랄까.

 

우울하다고 난데없이 산을 오르기도 하고, 갑자기 티알이 가고 싶어져서 냅다 시날집을 사기도 한다.

후자의 경우엔 과소비의 문제가 되기도 하지만. 아무튼.

 

여행을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사실 난 여행 계획 짜는 걸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머리 아프고 귀찮은 것도 있고, 뭣보다 계획을 짜면 뭔가 빡빡하고 답답하단 말이지.

꼭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사전 조사 정도야 하지만.

뭐랄까, 특히 식당 같은 건 어지간해선 먼저 정해두는 편은 아니다.

식사는 그때 먹고 싶은 걸 먹어야 한단 말이지.

 

이전에 친구들과 일본에 갔을 때도 마찬가지다.

우연히 주어진 자유시간. 원래는 친구들과 갈 곳이 있었던 날이다.

다만 원래 가기로 했던 게 불발되면서 붕 뜬 시간 속에서 나는 전날 봤던 부엉이 카페에 다녀왔다.

그러고 나서는 시장을 구경했지.

 

사실 내 여행은 이쪽이 더 맞았다.

친구들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오타쿠이긴 하지만, 난 굿즈를 사 모으는 편은 아니니까.

친구들이 애니메이트를 돌아다닐 때 난 할 게 별로 없단 말이다.

아무튼 그건 둘째 치고.

나한테는 그런 느긋한 여행이 더 맞는 것 같다.

사실, 그때 아쿠아리움에 가기로 한 것만 아니었으면 시장을 더 둘러보았을 터다.

 

우연히 들어간 기념품 샵에선 예쁜 여우 쿠키와 벚꽃 장신구.

길 가다 보였던 딸기 모찌 전문점에는 무척이나 맛있는 딸기 스무디.

양꼬치도 있었는데 그건 좀 과하다 싶어서 안 샀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냥 사 먹어 볼 걸 싶었다.

 

즉흥적이다기보다는 느긋한 걸 즐기는 것 같다.

즉흥적이라고는 해도 사실상 움직이는 일이 적으니 예시를 들 게 적기도 하고.

충동구매도 즉흥적이라면 즉흥적이지만.

 

사실 즉흥적인 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

특히나 나 같이 실행력이 좀 떨어지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친구들이 계획하지 않았다면 여행은 가지도 않고 집에만 박혀 있었을 터다.

뭐, 그래도 인생을 기분에 따라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좋은 것 같다. 그것도 조절할 필요는 있지만.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니까.